
샌프란시스코 시청 멋진 건축을 감상했다면 넓은 잔디밭 광장을 가로질러 거대한 회색 건물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샌프란시스코 공립 도서관 ‘SAN FRANCISCO PUBLIC LIBRARY’—미국 서부의 지성이 자리잡은 장소입니다. 그런데 평범한 대리석 외벽과 네모반듯한 창문 사이로, 정말 눈길을 확 사로잡는 한 조형물이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는데요. 가까이 다가가보니, ‘MAYA ANGELOU’라는 커다란 글씨와 함께 마야 안젤루의 얼굴이 새겨진 조각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첫인상: 책과 인물,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도서관 앞마당에 마치 한 권의 거대한 책이 서 있는 듯한 이 모습! 옆면엔 시인 겸 작가 마야 안젤루의 이름이 세로로 적혀 있고, 정면엔 마야 안젤루 특유의 강렬한 눈빛과 미소가 조각돼 있습니다. 여기에 근사하게 세워진 가로등들이 함께 하니, 괜히 이곳이 작은 문학 광장이라도 된 듯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입니다.
인증샷 포인트: ‘책이 말 걸어오는’ 순간
솔직히, 여행지에서 국립 박물관이나 도서관 앞에 서면 그저 인증샷을 남기는 게 다였던 나. 그런데 이 마야 안젤루의 조각상은 말 그대로 ‘책이 직접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주는데요. 세련된 황동빛 조형에 반사되는 햇살, 그리고 그 속에서 꿋꿋이 바라보는 시선— 마치 “용기를 내서, 너의 이야기를 써보렴!”이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습니다.
느낌 한마디: ‘문학은 살아 있다’
책과 지성의 공간임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샌프란시스코 도서관. 하지만 오늘 가장 크게 남는 느낌은 한 인물의 존재감입니다. 단순히 책을 보러 온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과 문학, 그리고 시대정신을 마주하는 곳이라는 것. 그래서일까, 도서관 문을 들어서기 전 이미 한 권의 책을 다 읽은 기분마져 드는데요.
여행의 추억 한 켠에, 마야 안젤루의 눈빛과 함께 나만의 이야기도 조심스레 덧붙여본 하루였습니다. 다음에 다시 올 땐 어떤 작가의 메시지가 기다리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는데요. 샌프란시스코는, 역시 문학과 만남의 도시라고 불러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야 안젤루 조각상(“Portrait of a Phenomenal Woman”)
마야 안젤루 조각상이 샌프란시스코 공립 도서관 입구에 세워진 이유는, 마야 안젤루가 미국을 대표하는 위대한 시인이자 인권 운동가이며 또한 문학과 사회 정의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는 그녀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조각상을 세웠다고 합니다. 특히 도서관은 지식과 문화의 중심지로서, 마야 안젤루의 이름과 얼굴을 담은 조형물은 문학과 인권의 중요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방문객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조각상은 단순한 예술 작품을 넘어 샌프란시스코 도서관이 지역사회와 문학적 전통, 그리고 다양한 인권 운동의 가치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장소임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여행자 혹은 방문자들은 문학뿐 아니라 사회적 변혁과 용기의 메시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죠.
마야 안젤루 조각상의 설치 배경
마야 안젤루 조각상은 샌프란시스코 내 공공 예술 작품에 여성, 특히 유색인종 여성의 대표성을 확대하려는 시 정책과 시민운동의 결과입니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는 시 조형물에서 여성의 비중이 크게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2018년에 공공장소의 예술 작품 및 명판, 거리명 등에 실제 역사 여성 인물의 비율을 30%까지 높이기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문학과 인권운동의 상징인 마야 안젤루를 기리는 조각상 프로젝트가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프로젝트는 샌프란시스코 예술위원회(San Francisco Arts Commission)와 샌프란시스코 공립 도서관이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작가 라바 토마스(Lava Thomas)가 조각상을 디자인 및 제작을 했다고 합니다. 이 조각상은 2024년 9월 도서관 정문에 제막되었고, 이는 샌프란시스코 시립 예술 컬렉션에서 최초로 흑인 여성을 기리는 공공 조각물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마야 안젤루, 열 개의 삶과 영원의 목소리를 남긴 여인
마야 안젤루(Maya Angelou, 1928~2014)는 미국의 시인이자 작가, 배우였으며, 인권운동가로서도 깊은 발자취를 남긴 인물입니다. 그 삶 자체가 하나의 영화처럼 다채롭고 강렬해, 단순한 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화 거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삶
그녀는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남부 아칸소 주 할머니 집에서 자랐습니다. 7세 때 어머니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충격을 겪었고, 이 일로 인해 무려 5년 동안 말을 하지 않는 실어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 힘든 시간 동안 그녀를 보살핀 이웃 교사가 도서관으로 데려가 책을 읽으며 문학과 언어의 힘을 알려주었다고 하는데요, 이 경험이 후에 그녀가 위대한 시인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고하니 문학의 힘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채로운 직업과 활발한 활동
마애 안젤루는 16세에 싱글맘이 되면서 극심한 빈곤과 투쟁했지만, 무용수와 가수, 트럭 운전사, 자동차 정비공, 매춘부, 스트립 댄서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이후 뉴욕으로 이주해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고,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말콤 엑스와 함께 활동하며 인권과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강렬한 시 낭송 음반으로 그래미상을 여러 차례 받기도 하면서 문화 예술의 세계에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문학사에 새긴 불멸의 자취
1969년 발표한 자서전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는 문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획기적인 작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개인의 아픔을 사회적 현실과 연계하면서 ‘자전적 소설’이라는 형식을 창조했으며,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폭넓은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해 오늘날까지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평생의 유산과 메시지
마야 안젤루는 평생 동안 수필, 시, 연극,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활동하며, 평등과 관용, 평화를 위한 전사로 기억됩니다. 미국 대통령 자유메달 수상자로 그녀의 이름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힘을 주고 있습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 중 하나는 “네 자신에 귀 기울여라. 그 평온함 속에서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깊은 울림을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마야 안젤루의 삶은 굴곡 많았지만, 그만큼 빛나는 이야기와 메시지가 가득한 “현대 미국 문화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도서관 앞에 서 있는 조각상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녀는 단순한 문인이나 운동가를 넘어,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영감의 아이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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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 : 샌프란시스코 도서관(SAN FRANCISCO PUBLIC LIBRARY), 마야 안젤루Maya Angelou)를 만나다!
7편 : 아이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공립 도서관(San Francisco Public Library) 책 속 탐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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