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MOMA에서 만난 노구치 이사무의 메시지—재료의 진실과 나만의 상상력
오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을 거닐다가 오렌지빛 벽 한가득 적힌 한 문구 앞에 멈춰섰다. 부드러운 미소의 작가, 노구치 이사무(Isamu Noguchi)의 흑백 사진과 함께 굵고 명쾌하게 적힌 글:
“To me, the excellence of sculpture derives very much from the truth of the material.”
“조각의 탁월함은 재료의 진실성에서 비롯된다.”
노구치 이사무, 그리고 ‘어떤 재료로든 상상하는 예술’
노구치는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한 20세기 조각가이자 공간 디자이너로, 동서양의 미학을 결합한 특별한 미적 언어를 만들어냈다. 석재, 금속, 목재, 종이—심지어 정원 설계나 조명, 가구 등 ‘모든 것’이 그의 예술적 실험 대상이 되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재료가 가진 진짜 질감과 성질, 그 자체를 잘 드러낼 것’. 덕분에 그의 작품은 만지거나 바라볼 때마다 재료의 감각이 놀라울 만큼 와닿는다.
“만약 어떤 재료든 예술에 쓸 수 있다면, 무엇을 쓸래요?”
벽 끝에 이런 질문이 붙어 있다. 잠시 생각해본다.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내 감정 혹은 내 이야기를 담기 좋은 재료는 뭘까? 돌, 나무, 철, 아니면 매끈한 유리문? 아이와 함께 왔다면 “넌 뭘로 만들고 싶어?” 하고 나누는 대화만으로도 ‘나만의 상상 조각’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예술은 재료로부터—오늘의 영감
SFMOMA에서 만난 이사무 노구치의 메시지는 예술이란 도구나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관람객에게 ‘진짜’를 묻고, 내 안의 상상력 스위치를 켜 주는 이 한마디에, 오늘의 미술관 나들이가 더 특별해졌다.
지금 이 순간, 머릿속엔 ‘나만의 재료’로 창조해보고 싶은 작품 하나가 자라고 있다!


SFMOMA에서 만난 색채의 명상—애그니스 마틴과 ‘아름다움’에 대한 질문
오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을 누비다 오렌지빛 벽에서 잔잔한 울림을 주는 문구를 발견했다. 바로 미니멀리즘의 전설, 애그니스 마틴(Agnes Martin)의 인생 철학이 큼직하게 적혀 있다.
“When I think of art, I think of beauty. Beauty is the mystery of life.”
—Agnes Martin
벽 한쪽에는 화가가 작업실에서 편안하게 서 있는 사진—옆에 하얀 캔버스, 헌 의자 그리고 정적 속 빛이 감도는 공간. 이 단순함이야말로 애그니스 마틴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보여준다.
미술관에서 만난 ‘아름다움’과 삶의 신비
SFMOMA의 여러 화려한 작품들과 대비되듯, 이 코너는 오히려 나에게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준다. 애그니스 마틴의 그림은 겉보기엔 단순한 줄무늬와 색면, 반복되는 패턴뿐이지만, 그 안에는 ‘아름다움과 평온, 삶의 신비’가 고요히 흐른다.
이 벽에서 마틴의 말을 곱씹던 순간 문득, 내가 예술에 바라는 것 역시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온 미술관 산책길—아이에게 “너는 예술을 생각하면 뭐가 떠올라?”라고 물으면, 점, 색, 기쁨, 자유, 아니면 그냥 엄마랑 노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질문이 주는 여운—‘What comes to mind when you think of art?’
애그니스 마틴의 글귀 아래 덧붙여진 질문, “예술을 생각할 때 어떤 생각이 드나요?”
미술관 방문의 의미는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경이, 궁금증, 평온, 위로, 웃음—예술은 정답 없는 질문을 주고, 그 답은 모두의 마음속에 다르게 피어난다.
SFMOMA—색, 철학, 그리고 나만의 예술 이야기
오늘 SFMOMA의 오렌지빛 벽 앞에서, 예술 감상이란 결국 내가 내 마음과 마주하는 시간임을 새삼 깨닫는다. 마틴이 남긴 문장처럼, ‘아름다움’이란 결국 삶 전체의 가장 큰 신비가 아닐까?
미술관 산책이 끝나도 오늘의 질문은 내 기억 속에서 오래도록 맴돌 것 같다:
내가 예술을 떠올리면 무엇이 생각나지?


SFMOMA에서 만난 케리 제임스 마셜의 목소리—예술 속 ‘나의 이야기’를 보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산책 중 시선을 사로잡은 오렌지빛 벽, 그리고 그 위에 강하게 남는 문장 하나—“As an African American artist, I want to see images of Black people central to the pictorial strategy of the work. And not just occasionally; I want to see them all the time.”
—Kerry James Marshall
‘흑인의 삶이 예술의 중심이 되길’
사진 속 작가가 대형 벽화 작업대 위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바로 옆, 마셜의 뚜렷한 메시지. 흑인 예술가로서, 흑인의 삶과 모습이 ‘가끔’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예술의 중심에’ 놓이기를 바란다는 외침이다. 그는 “나의 이야기, 나의 얼굴, 나의 경험이 미술관과 작품 속에서 언제나 발견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당신이 예술에서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아래에는 이렇게 덧붙여져 있다:
“What do you want to see in art?”
이 질문은 나의 미술관 관람 경험을 단번에 ‘나만의 이야기’로 바꿔 놓는다. 오늘 이 벽 앞에서, 나는 “나는 예술에서 어떤 ‘나’와 ‘우리’를 보고 싶은가?”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동네도 미술관에 걸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다.
미술관이 모두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
SFMOMA에서 마셜의 메시지는 ‘예술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일으킨다. 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의 모습과 경험, 이야기를 미술관에서 찾아볼 권리가 있다는 것—이건 오늘날 예술이 던지는 크고 소중한 질문이다.
오늘 미술관 산책의 마지막은, “나는 예술에서 무엇을 보고 싶은가?”라는 생각, 그리고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더 자주, 더 많이, 더 당당하게 예술의 화면 한가운데 서는 세상을 소망하는 마음이었다.
예술은, 모두의 이야기일 때 가장 빛난다!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포스팅 연재 시리즈
1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SF MOMA) 첫 인상, 가기 전부터 설레었던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현대 미술관
2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Get in the Game’ 전시 1편 - 스포츠의 점프, 예술의 비상
3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Get in the Game’ 전시 2편 - 스포츠 누아르와 ‘에너지 폭발’ 드로잉의 매력
5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Get in the Game’ 전시 4편 - “Slow Clap”—경쟁과 환호, 스포츠 영웅의 뒷면
6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현대미술의 세계에서 잔잔한 기쁨과 따뜻한 위로, Gerhard Richter의 ‘Lesende(Reader)’
7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Gerhard Richter의 사진 회화에 빠지다
8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 다리 위를 건너며 사유의 미로에 빠지다
9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거대한 ‘사과 한 입’ 그리고 '도트 호박'의 유쾌한 압도
10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카페 5(Cafe 5) - 미술관 정원과 LOVE 조형물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식사, 건강함과 풍미의 조화 메뉴, 운영시간 등 꿀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