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MOMA 층별 미로 속, 프랭크 스텔라의 'The Waves' 시리즈—모비딕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색의 향연
오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전시 안내를 따라가다 “이건 뭐지?”하고 멈춘 바로 그 순간. 압도적인 컬러와 곡선, 굵직한 레이어가 부딪치는 대작—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The Waves’ 시리즈 중 하나다. 붉은 바다와 같은 배경에서 흑백의 만곡과 추상화된 선들이 겹겹이 휘몰아친다.
작품명 목록을 보고 있자니, 『모비딕』에서 친구들의 이름, “Ahab”, “Moby Dick”, “A Squeeze of the Hand”, “Ahab’s Leg” 등 소설 속 바다의 생동감이 추상적으로 화면 위에서 살아난다.
추상화, 판화, 대담한 실험이자 서사
스텔라는 1985~89년 사이, 오려 붙인 종이, 실크스크린, 리놀륨 블록 프린트, 마블링 등 각종 기법을 동원해 마치 바다를 누비는 듯한 시각적 리듬을 그려낸다. “컷앤페이스트”된 이미지 조각들과 색의 파도, 그리고 기술적인 판화가 어우러져, 추상 회화와 판화의 경계를 유쾌하게 파괴한다.
작은 단서를 따라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바다 모험의 한 장면과 함께, 관람자 눈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이야기 구조물이 상상된다.
현대미술관 공간을 누비는 ‘파도 같은 이야기’
스텔라의 ‘파도’ 연작은 층별 전시에서 가장 “움직임”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 중 하나였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인상도 확 바뀌고, 다채로운 재료의 텍스처는 만화를 읽듯 다가온다.
관객 각자만의 ‘모비딕’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은, 한 층의 산책이 짧은 문학과 긴 파도 위 드로잉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SFMOMA에서 취향 따라 오르내리다 한 작품에 발길이 붙잡힌다면, 가만히 그 위를 타고 바다로, 마음속 모험으로 노를 저어보는 건 어떨까? 이번 층별 산책에서 프랭크 스텔라와 함께 내 안의 ‘파도’가 출렁였다!
Frank Stella의 작품 설명 안내문
왼쪽에서 오른쪽 순서
프랭크 스텔라
1936년 매사추세츠주 멜든 출생; 2024년 뉴욕에서 사망
Ahab
Hark!
Moby Dick
The Hyena
Going Aboard
A Squeeze of the Hand
Ahab’s Leg
[The Waves] 연작 중에서
1985–89
오리고 붙인 종이, 실크스크린, 석판화, 리놀륨 블록 프린트, 마블링 기법이 더해진 종이 위에 색을 입힌 작품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도리스와 도널드 피셔 소장품
피셔 가문 기증, 1988–89년 취득

SFMOMA에서 만난 프랭크 스텔라의 세계—잘린 종이와 자유로운 색의 바다 한가운데서
오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구석구석을 돌아보다 진짜 눈이 번쩍 뜨이는 작품을 만났다. 한눈에 들어오는 거대한 에너지―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The Waves’ 연작 중 한 점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잘려진 종이 조각, 실크스크린, 리놀륨 판, 대담하게 퍼지는 색면과 흩뿌려진 잉크, 그리고 만화처럼 자유분방한 선들이 서로 뒤엉켜 있다. 덕분에 익숙한 사각 프레임 속 장면이 아니라, 바다가 넘실대는 만화경처럼 보인다.
입체적이고 흥겨운 ‘파도의 서사’
스텔라의 작품 앞에 서면 평면과 입체, 판화와 회화, 설계도와 낙서가 모두 섞여 있다. 노란색 굽이, 초록과 붉은색의 리듬, 우연히 튄 듯한 검정, 그리고 천장에서 걸려온 듯 느껴지는 커다란 곡면이 몬드리안처럼 구조를 이뤘다가, 금세 만화 속 괴물, 혹은 바다 괴수로 변신한다. 이쯤 되면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파도 한복판에서 몸이 던져진 것’처럼 감각 자체가 흔들린다.
미술관 산책의 하이라이트, “나만의 파도”를 찾다
드로잉, 판화, 콜라주, 기발한 마블링까지 동원된 이 시리즈는, 그 이름처럼 『모비딕』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마다 소설 속 등장인물과 장면을 변주한다. 오늘따라 이 괴물 같은 에너지가 마치 내가 바다에 던져져 방황하는 느낌을 선사한다.
SFMOMA 층별 산책길을 따라 걷다가 프랭크 스텔라의 ‘파도’에 휩쓸리면, 어느새 미술관도 거대한 바다의 일부가 된다. 오늘은 그림의 파도에 온몸을 맡기며 일상과 예술의 경계도 넘나든 기분—이게 바로 현대미술관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

프랭크 스텔라의 자유로움, 미로 같은 SFMOMA에서 만나는 컬러와 형태의 ‘드로잉 판타지’
SFMOMA 층별 산책을 하다 보면, 어디선가 갑자기 ‘펑!’ 하고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대담한 그림에 시선이 꽂힌다. 오늘 마주한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작품도 그런 순간이었다.
채도가 높은 노랑, 파랑, 빨강, 그리고 거친 흑백의 스프레이 자국—자유롭게 잘려진 종이의 곡선, 프린트, 콜라주, 그리고 마치 미로처럼 겹쳐지는 판화의 층들까지. 정면에서 보면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움직임이 가득한 ‘현대판 파도타기’
스텔라의 작품은 평면적인 듯 입체적이고, 여행길 지도 같기도 하고 만화책 조각 같기도 하다. 구불구불한 노란 선이 프레임을 가로지르고, 강렬한 빨강은 시원하게 찢긴 종이의 엣지에서 다른 색들과 부딪힌다. 자유분방한 검정 라인은 마치 파도가 바위를 때리며 흩어지는 물방울, 혹은 작가의 손길이 멈추지 않고 뛰노는 순간처럼 느껴진다.
예측 불가한 ‘스토리’를 찾아, 오늘의 미술관 여행
스텔라의 이 작품 앞에 서면, 그림을 ‘읽는다’기보다 한 장면 속에 몸을 던지는 느낌이다. 손끝에서 이어진 곡선과 면, 파편화된 구조는 관람객의 상상력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공간이 된다. 이처럼 SFMOMA의 층별 전시는, 프랭크 스텔라같은 대담한 상상의 힘으로 일상 미로를 탈출하게 만든다.
오늘은 미술관을 거닐다가 그림에 빠져 여행 오르듯 걸었다. 늘 보는 길이 지루하다면, 프랭크 스텔라의 그림처럼 자기만의 경로를 만들어보는 것도 미술관의 또 다른 즐거움!
프랭크 스텔라의 'The Waves' 모티브가 된 모비딕
프랭크 스텔라의 'The Waves' 연작은 19세기 미국 작가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모비딕(Moby-Dick)』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모비딕』은 한쪽 다리를 잃은 선장 아합(Ahab)이 거대한 흰 고래 모비딕을 쫓아가며 벌어지는 인생과 운명, 죽음과 집착의 드라마를 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인간과 자연, 운명에 대한 심오한 사유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구조로 문학사에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스텔라는 1985년부터 1993년까지 『모비딕』을 모티브로 하여 방대한 수의 작품을 제작했는데, 이들은 'The Waves', 'Moby-Dick Engravings', 'Moby-Dick Domes', 'Moby-Dick Deckle Edges' 등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138점에 달하는 작품들이 『모비딕』의 각 장(chapter)에 대응하며, 콜라주, 판화, 알루미늄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습니다.
이 작품들은 기존의 미니멀리즘 스타일에서 벗어나, 곡선과 기하학적 형태가 자유롭게 겹치고 소용돌이치며 여러 차원을 환기하는 다채로운 색감으로 풍부한 시각적 효과를 냅니다. 스텔라는 이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드라마와 긴장감, 인간의 내면과 자연의 힘을 그의 예술 속에 재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문학과 미술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자 했습니다.
즉, 프랭크 스텔라의 'The Waves'는 『모비딕』의 서사를 현대미술로 재해석하여 인간 존재의 심오함과 고래를 쫓는 항해의 극적인 여정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작품입니다. 이 연작을 이해하려면 『모비딕』의 줄거리와 주제, 그리고 스텔라가 미술에서 추구한 표현적 실험과 혁신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허먼 멜빌의 『모비딕』 줄거리
주인공 이슈마엘은 세상의 어두운 면을 보고자 원치 않는 삶을 떠나 포경선 피쿼드호에 선원으로 합류합니다. 피쿼드호 선장은 에이해브 선장인데, 그는 전설적 거대한 흰 고래 '모비딕'과 싸우다가 한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에이해브는 이 고래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며 선원들을 이끌고 세계 바다를 누비며 모비딕을 찾아 나섭니다.
선원들 중 이성적이고 냉철한 스타벅은 이런 집착과 광기에 대해 거리를 둡니다. 하지만 대다수 선원들은 에이해브를 교주처럼 따르며 복수에 몰두합니다. 마침내 모비딕을 발견한 그들은 치열한 사투 끝에 에이해브 선장과 함께 바닷속으로 사라집니다.
『모비딕』은 인간과 자연,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위대한 문학 언어로 담아냈으며, 대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모험과 철학적 탐구의 서사로 오랜 세월 사랑받는 고전입니다. 인간 존재에 대한 긴 사유와 운명의 비극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

- 어린 시절: 1936년 5월 12일 매사추세츠주 몰든에서 태어났습니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하면서 그림을 공부했고, 잭슨 폴록과 프란츠 클라인 같은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 미니멀리즘의 선구자: 1950년대 후반 뉴욕으로 이주한 후, 감정적 표현을 거부하고 그림의 순수한 물리적 속성에 집중하는 작업 방식을 선보였습니다. "보이는 것이 당신이 보는 것"이라는 유명한 발언을 남기며 작품의 형식적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 초기 성공: 1959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 '16인의 미국 작가들' 전시에 참여하여 이름을 알렸으며, 특히 그의 '검은 그림(Black Paintings)' 시리즈는 미니멀리즘 운동의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스텔라의 작품 세계는 크게 초기 미니멀리즘 시기와 이후의 복합적인 스타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초기 미니멀리즘(1950~1960년대):
- 검은 그림 시리즈: 검은색 에나멜 페인트로 얇은 흰색 줄무늬를 그려 넣은 작품들로, 화면의 평면성과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극대화했습니다. 캔버스의 모양을 반복하는 패턴을 사용해 회화의 '오브제성'을 강조했습니다.
- 형태 캔버스(Shaped Canvas): 캔버스의 틀을 사각형에서 벗어나 'ㄱ'자, 'T'자 등 다양한 비정형 형태로 제작하며 작품 자체의 형태를 부각했습니다.
- 후기 회화적 추상(1970년대 이후):
- 화려한 색채와 곡선: 1970년대부터는 밝고 화려한 색상을 사용하고, 곡선과 겹침 등의 요소를 도입하며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 입체적인 부조(Reliefs): 알루미늄 벌집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부조 회화와 조각을 결합한 3차원적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 '맥시멀리즘'으로의 확장: 단순함을 벗어나 복잡하고 역동적인 형태를 추구하며, '맥시멀리즘'이라는 용어로 설명되기도 하는 풍부한 작품 세계를 펼쳤습니다.
- 《결혼의 이유와 오물 2 (The Marriage of Reason and Squalor, II)》(1959)
- 《톰린슨 공원 (Tomlinson Court Park)》(1959)
- 《텔루라이드 (Telluride)》(1960~1961)
- 《노가로 (Nogaro)》(1981)
- 스텔라는 추상표현주의 이후, 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미니멀리즘을 선도했습니다.
- 그는 회화, 조각, 판화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현대 미술의 경계를 확장했습니다.
- 2009년 미국 예술훈장을 수상했으며, 뉴욕 휘트니 미술관 등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하는 등 그의 예술적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포스팅 연재 시리즈
1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SF MOMA) 첫 인상, 가기 전부터 설레었던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현대 미술관
2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Get in the Game’ 전시 1편 - 스포츠의 점프, 예술의 비상
3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Get in the Game’ 전시 2편 - 스포츠 누아르와 ‘에너지 폭발’ 드로잉의 매력
5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Get in the Game’ 전시 4편 - “Slow Clap”—경쟁과 환호, 스포츠 영웅의 뒷면
6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현대미술의 세계에서 잔잔한 기쁨과 따뜻한 위로, Gerhard Richter의 ‘Lesende(Reader)’
7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Gerhard Richter의 사진 회화에 빠지다
8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 다리 위를 건너며 사유의 미로에 빠지다
9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거대한 ‘사과 한 입’ 그리고 '도트 호박'의 유쾌한 압도
10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카페 5(Cafe 5) - 미술관 정원과 LOVE 조형물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식사, 건강함과 풍미의 조화 메뉴, 운영시간 등 꿀팁
13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특별 전시실, 라그나르 키르타르손 Ragnar Kjartansson, ‘The Visitors’
18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프랭크 스텔라의 'The Waves' 시리즈—모비딕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색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