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빛 소파, 시간 여행자들의 안식처
미술관의 입구를 지나면 눈길을 확 사로잡는 공간이 펼쳐진다. 노란 소파가 팔각형을 이루고, 그 중앙에는 로봇처럼 장엄한 인형들이 둥글게 서 있다. 바로 카라 워커의 ‘Fortuna and the Immortality Garden (Machine)’! 이곳은 마치 시간 여행자들의 휴게 공간 같기도 하고, 현대판 신화 속 정원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독특한 패션의 인형들이 무표정하면서도 강렬한 오라를 내뿜어, “여기가 샌프란시스코! 아무 일이나 일어날 수 있다!”라고 말해주는 듯.


자동 인형들의 마법 같은 퍼포먼스
안내문을 읽으니 자동인형들이 시계태엽처럼 움직이며, 관객에게 점괘 종이도 나눠준다고 설명되어 있다. 실제로 가까이 다가가면 각 인형마다 다른 역할을 갖고 있다는 점이 흥미다. 아이와 손인형, 현을 퉁기는 인형, 공중에 뜨는 인형, 심지어 무릎을 꿇은 자세로 뭔가를 올려다보는 인형까지! 구경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황금빛 소파에 앉아 인형들을 바라보며 소소하게 자신만의 ‘운명’을 상상하게 되는 마법적 순간을 누릴 수 있다.

환상과 현실이 만나는 곳
카라 워커의 작품답게, 인종과 권력, 상상과 유머가 복잡하게 뒤섞인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인형들을 둘러싼 검은 색 돌과 미래적인 조명, 사방에 퍼진 미술관의 밝은 공기까지… 모두가 한 순간, 미술관 밖 평범한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잊고 시간의 틈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시간 여행자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면, 여기 소파에 앉으세요!’라는 묘하고 재치있는 메시지가 공간 전체에 흐른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만난 ‘불멸의 정원(기계)’—이곳은 예측불가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만큼이나 환상적이고 따뜻하며, 지친 마음에 잠깐의 신비를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휴게 공간입니다.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에서 만난 ‘불멸의 정원(기계)’—시간 여행자가 누리는 유쾌한 휴식이다.


노란 소파와 인형들의 신비로운 정원
미술관의 밝은 로비로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보이는 건 노란 소파와 그 한가운데 모여 있는 인형들! 마치 시간을 달려온 여행자들이 잠시 쉬어가는 환상적인 ‘정원’에 들어선 느낌이다. 인형들은 웅장하고 신비로운 자태로 서 있는데, 그 배경에는 돌을 닮은 검은 오브제와, 환하게 빛나는 미래적인 천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관람객들은 계단이나 소파에 앉아 작품을 감상하며 각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과 운명, 그리고 로봇 인형의 무대
작품 설명을 읽으니, 이 자동인형들은 시계처럼 정밀하게 움직이고, 각기 마법 같은 역할을 지닌다고 하네요. 공중에 떠 있는 인형, 현을 퉁기는 인형, 비밀을 속삭이는 인형 등등… 마치 애니메이션이나 동화의 실제판을 목격하는 기분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점괘도 뽑아 준다는데, ‘운명을 나누어 주는 정원사들’이라는 설정이 실제 공간과 멋지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환상과 휴식이 어우러진 공간
카라 워커 특유의 대담함과 유머, 인종과 권력의 메시지가 작품에 녹아 있었지만, 관객들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휴식과 상상을 누렸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거리만큼 다채롭고 신비로운 로비! “지친 시간 여행자를 위한 안식처”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미술관을 찾은 누구나 이 노란 소파와 인형들 앞에서, 잠시 특별한 시간이 멈추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이 작품은 일상의 틈에 조금은 황당한 상상을, 따뜻함과 신기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눈부신 공간이었습니다.

작품 안내문
포르투나와 불멸의 정원(기계)
지친 시간 여행자를 위한 휴식처
정원사들이 집행하는 고대 지성의 의식
인류 종의 지속적 발전을 향하여
카라 E-워커
카라 워커(1969년 생, 캘리포니아 스톡턴 출신)는 권력의 역동성 및 인종과 성의 착취를 대담하게 탐구하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의 작품은 판타지와 유머를 적절히 활용하여 어려운 역사를 마주하고, 그것을 예술로 되찾아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번라쿠 인형극, 골동품 인형, Octavia Butler의 소설 「곡식 파종자의 우화」, 그리고 역사적 유물 등에서 영감을 받아, 「포르투나와 불멸의 정원(기계)」은 공동의 기억과 애도, 초월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동인형들의 장면을 함께 보여준다.
중앙 받침대에는 흑색 흑요석—부정적 에너지를 물리치고 과거의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화산암—으로 된 들판이 있다. 워커의 '정원사'들은 시계 태엽처럼 정밀하게 움직이며, 예언적 목적의 호기심 어린 광경을 연출한다. 이 자동인형들은 위로나 영감을 주는 영혼의 저장고다. 한쪽 끝에서는 아이 같은 슬픈 인형이 손인형을 들고 비밀을 속삭이고, 다른 쪽에서는 장난기 가득한 인형이 자신의 가슴 속에서 줄을 튕긴다. 중앙에는 여성 자동인형이 높이 떠올랐다가, 때로는 힘이 빠져 내려앉으며 기쁨을 받아들이는 듯하다. 또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일 수도 있다. 현명한 남녀 인형들이 그 주위를 맴돌며 각자의 움직임을 반복한다. 나무 망치로 종을 칠 때마다 또 다른 인형이 보이지 않는 짐의 균형을 잡는다. 또한,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솟아오르는 인형도 있다—상승을 돕거나 낙하를 안내하는 듯하다. 근처에는 타이틀 인물인 '포르투나' 가 있다. 그녀는 할 말은 많지만 목소리가 없다. 대신 방문객이 다가오면 짧은 움직임의 공연을 보여주며 종이 점괘를 건네는데, 이는 용서와 자극, 기념품 역할을 한다.
은지 주
현대미술 총괄 큐레이터
앨리슨 구
현대미술 큐레이터 어시스턴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포스팅 연재 시리즈
1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SF MOMA) 첫 인상, 가기 전부터 설레었던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현대 미술관
2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Get in the Game’ 전시 1편 - 스포츠의 점프, 예술의 비상
3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Get in the Game’ 전시 2편 - 스포츠 누아르와 ‘에너지 폭발’ 드로잉의 매력
5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7층 ‘Get in the Game’ 전시 4편 - “Slow Clap”—경쟁과 환호, 스포츠 영웅의 뒷면
6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현대미술의 세계에서 잔잔한 기쁨과 따뜻한 위로, Gerhard Richter의 ‘Lesende(Reader)’
7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Gerhard Richter의 사진 회화에 빠지다
8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 다리 위를 건너며 사유의 미로에 빠지다
9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 거대한 ‘사과 한 입’ 그리고 '도트 호박'의 유쾌한 압도
10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카페 5(Cafe 5) - 미술관 정원과 LOVE 조형물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식사, 건강함과 풍미의 조화 메뉴, 운영시간 등 꿀팁
13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특별 전시실, 라그나르 키르타르손 Ragnar Kjartansson, ‘The Visitors’
18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프랭크 스텔라의 'The Waves' 시리즈—모비딕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색의 향연
19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의 ‘Dissonant Harmony’: 움직임과 균형이 만든 ‘시각의 음악’
20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칼더의 ‘첼로 연주자’—추상과 음악이 만나는 조형의 즐거움, '샌프란시스코의 거리와 이민자의 삶' 특별 영상 전시
21편 :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 ‘Hamburger Eyes’—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의 일상, 그 단면을 읽다